기사 원문 : https://robotzine.co.kr/entry/271840

로보틱스 스타트업 (주)디든로보틱스(이하, 디든로보틱스)가 자석 발로 벽과 천장을 자유로이 이동하는 승월 로봇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든로보틱스는 승월 로봇을 이용해 조선업을 비롯한 철강 구조물 제조 현장의 고위험 환경에 투입돼 용접, 검사 등 작업 자동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유치(Seed)에 성공하며 앞으로 대기업과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디든로보틱스의 영구전자석 기술을 도입한 승월 로봇을 소개한다.

디든로보틱스 김준하 대표 / 사진. 로봇기술

디든로보틱스는 2024년 3월에 설립된 로보틱스 스타트업으로, 디든로보틱스의 ‘디든’에는, 어‘디든’ 이동해 작업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다. 디든로보틱스의 김준하 대표는 카이스트 휴보랩 박해원 교수의 연구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조선업을 비롯한 철강 구조물 제조 현장에서의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하여 창업하였다. 현재 회사는 카이스트에서의 연구개발 경험을 살려 위험하고 접근이 어려운 작업 환경에서 작업자의 위험을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승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카이스트 휴보랩의 박해원 교수 연구팀과 디든로보틱스 김준하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 사진. 디든로보틱스
 

벽 타고 천장 걷는 사족 보행 승월 로봇
조선업으로 대표되는 대형 철강 구조물의 제조 현장이 가지는 특징으로서 가공 대상의 자재 하나하나가 거대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조립해 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고소작업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가공작업의 대상이 되는 위치에 장치를 설치하거나 작업자의 이동이 용이하지 않다. 다관절 로봇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작업에 적용할 수 있지만, 고소의 작업 위치나 설치부가 곡면일 경우 실제 활용하기가 어렵다. 최근 보급이 진행되는 멀티콥터는 공중 촬영 등의 고소 점검 작업에는 유효하지만, 대상으로부터의 반력을 수반하는 가공작업을 높은 위치 정밀도로 실시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디든로보틱스의 승월 로봇 / 사진. 로봇기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승월(昇越) 로봇’이다. 승월 로봇은, 말 그대로 장애물을 타고 넘어 벽과 천장에 붙어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을 뜻한다. 승월 로봇은 일반적인 이족, 사족 보행 로봇과는 달리 벽과 천장에서 이동 및 작업을 실시하기 위한 로봇으로 특히나 작업 안정성과 정밀한 작업을 위한 접지 능력이 중요하다. 승월 로봇은 일반적으로 ‘공기흡입 방식’과 ‘자력 방식’으로 나뉘는데, 공기흡입 방식의 경우 흡착을 통해 다양한 벽면이나 자재에 부착이 가능하나 안정성을 위해 로봇의 크기가 커지며,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대부분이 고소작업임을 감안한다면 전원 차단 시 로봇 자체가 추락하는 위험도 존재한다. 하지만 자력 방식은 비철금속의 자재 표면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며, 곡면에서의 자력의 강약 발생이나 강한 자력을 가진 흡착면으로부터 이탈시키는 방법 등 과제가 존재한다. 여기서 디든로보틱스는 영구전자석 기술을 활용해 단차 등 장애물을 극복하며 벽면 및 천장을 돌아다니는 하중 30㎏의 로봇 ‘DIDEN30’을 개발하고 있다. 

영구전자석 기술이 적용된 승월 로봇의 발 / 사진. 로봇기술

조선업 용접 및 검사 자동화 기술 개발
디든로보틱스 승월 로봇은 해당 배와 교량, 송전탑, 대형 저장고, 건설 현장 등 철로 이루어진 대형 구조물의 점검, 수리, 보수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다. 이 기술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로봇의 발바닥에 적용된 디든로보틱스의 김준하 대표가 몸담았던 카이스트 박해원 교수의 연구실에서 개발한 영구전자석(Electropermanent Magnet, EPM)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술은 카이스트 2023년 대표연구성과 10선에 선정됐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등재되는 등의 성과를 이뤘다. 영구전자석과 자기유변탄성체(Magneto-Rheological Elastomer)의 결합을 통해 강력한 흡착력과 신속한 흡착력 조절 능력을 갖춰 탈부착에 걸리는 시간과 에너지를 감소시켰다.
 

카이스트 박해원 교수팀이 개발한 영구전자석을 적용한 승월 로봇 '마블' / 사진. 디든로보틱스

하지만 조선업의 경우, 빔이나 배관 등의 구조물을 비롯해 일반적인 산업 현장보다 더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게다가 용접을 위한 용접선을 로봇이 끌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용접선이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나, 혹여 용접선이 도중에 장애물에 걸려 로봇의 이동을 방해하거나 로봇을 당겨 로봇의 추락, 용접선의 탈락 등의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준하 대표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산업 현장의 작업자와 기업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와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며 각 산업 현장에서의 실증 테스트를 통해 조선업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디든로보틱스는 벽과 천장과 같은 복잡한 구조의 철제 환경에서 로봇이 안전적으로 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석 발 기술 개발과 보행 제어 알고리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일반적인 조선업의 용접 작업

또한, 더욱 안정적인 승월 보행이 가능하도록 동역학 모델링을 기반으로 강화학습 기법을 적용한 제어기기를 연구 중에 있으며, 자율 주행 기능을 더해 다양한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디든로보틱스의 자력을 이용한 승월 로봇은 고소작업이 필요한 위험한 환경이나 협소한 공간에서 작업자가 직접 접근할 필요 없이 로봇으로 작업을 실시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용접사와 같은 비교적 고임금의 기술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벽이나 천장을 이동하거나 작업 실시 중에 전원이 끊겨도 자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로봇의 추락도 방지한다.

다양한 산업에 접목 가능한 로봇 기술 개발
디든로보틱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에서 기구 설계, 영구전자석 설계, 강화학습, 맵핑, 네비게이션, 상태추정 등의 요소기술을 바탕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8월 시드투자에 성공하며 설립 이래 첫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디든로보틱스는 실험실과 조립실을 갖춰 기업부설 연구소 인증 획득과 로봇 개발 관련 인력 충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준하 대표는 “조선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위험하고 인력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로봇으로 조선업의 용접 자동화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로봇의 이동 및 적재 하중 한계, 안정성 등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라며, “조선업 용접 및 검사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며 인력난 해소에 공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승월 로봇 기술을 활용해 로봇의 이동성과 작업 공간을 2D에서 3D로 확장시켜 선박 용접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에 힘쓰겠다”라고 의지를 내비쳤다.